눈을 감고 전신의 힘을 빼고, 딱딱하게 굳은 근육을 푼다. 열차가 달리며 울리는 단조로운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거의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 따뜻한 감촉을 뺨위에 느낀다. 내 눈에서 넘쳐 나와 뺨을 타고 흐르던 눈물이 입가에 머물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말라간다. 걱정할 것 없다고 나 자신에게 말한다. 단지 한 줄기 눈물일 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내 눈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유리창을 때리는 비의 일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옳은 일을 한 것일까?
"너는 옳은 일을 한 거야" 하고 까마귀 소년이 말한다. "너는 가장 옳은 일을 했어. 다른 어느 누구도 너만큼 잘할 수는 없었을 거야. 그도 그럴 것이 너는 진짜 세계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살 소년이니까 말야."
"하지만 나는 아직도 산다는 것의 의미를 모르겠어." 하고 나는 말한다.
"그림을 보면 알게 돼"라고 까마귀 소년은 말한다. "바람의 소리를 듣는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너에겐 그걸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넌 이제 잠을 자는 것이 좋겠어." 하고 까마귀 소년이 말한다. "잠을 자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너는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되어 있을 거야."
이윽고 너는 잠이 든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너는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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