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50~1974년 아프리카 잠비아의 인구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의 경우 외할머니가 없는 가족의 아이들에 비해 사망률이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
어느 백인 교사가 인디언 보호구역 내의 학교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어 시험을 보이면서 겪은 교훈이다. 평소와 달리 오늘은 특별히 어려운 문제를 내겠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인디언 아이들은 모두 책상을 끌어당겨 한데 모여 앉는 것이었다. 부정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가르치려는 선생님에게 아이들은 “저희들은 언제나 어려운 문제는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하라고 배웠는데요.”라고 대답했다. 인간은 협동하는 동물이다. 미국의 대학원 입학 추천서에는 반드시 추천인에게 그 학생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능력이 어떠냐고 묻는 항목이 있다. 기업도 신입사원을 뽑을 때 조직 생활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신중하게 살피는 걸로 안다. 교육은 한 번도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으면서 갑자기 그런 소양을 요구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기막힌 모순이다.

3.
노화 연구의 세계적인 학자들이며 각각 노화에 관한 베스트셀러 『인간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가』와 『인간은 왜 늙는가』의 저자이기도 한 스튜어트 올샨스키와 스티븐 어스태드는 2001년 초 매우 흥미로운 내기를 시작했다. 2000년 여름 미국의 학술잡지 『Scientific American』 인터뷰에서 어스태드 박사가 인간의 수명이 150세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 것을 읽고 올샨스키 박사가 전화를 걸어 내기를 제안한 것이다. 두 사람은 각자 신용기금에 150달러를 예치한 다음 죽을 때까지 매년 10달러씩 적립하기로 했다. 그리고 둘 다 사망한 이후에도 앞으로 150년 동안 친척들이 대신 같은 금액을 적립해주기로 약속했다. 비록 지금은 그들이 적립하는 금액이 얼마 되지 않지만 2001년 현재 미국의 금리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2150년에는 약 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부터 2150년 사이에 실제로 150세까지 생존한 사람이 나타나면 적립금 전액이 어스태드 박사의 상속인에게 지불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올샨스키 박사의 상속인에게 지급될 것이다. 만일 마땅한 상속인이 없을 경우에는 현재 각자가 소속되어 있는 연구소에 기증될 것이다.
어스태드 박사는 앞으로 10~20년 이내에 생물학과 의학이 획기적으로 발달하여 노화의 속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될 것이라고 믿는다. 2150년 이전에 150세가 되려면 그 사람은 2000년 이전에 태어났어야 한다. 지금까지 최고 수명 기록은 2004년 122세의 나이로 죽은 프랑스의 칼망 여사가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생존하고 있는 누군가가 그 기록을 27년 이상 경신해야 한다. 올샨스키 박사 역시 노화 속도에 관한 연구에 큰 발전이 있을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발전이 획기적이라 할지라도 현재 장수를 누리고 있는 몇몇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미 상당히 손상된 생존하는 사람들의 유전자를 바람직한 상태로 되돌리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재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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