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살아가는 동안, 이런저런 무리한 짓은 많이 하는 편이 좋다. 뭔가 인생의 연륜 같은 것이 있다면, 시간이 흘러 뒤돌아볼 때 몇 개의 선만 유난히 짙은 순간, ‘그러고 보니 그땐 그랬지’라고 떠올리게 되는 순간은 대부분 무리한 짓을 했을 때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2.
산요전기의 충전식 니켈수소전지 ‘에네루프eneloop’를 D&DEPARTMENT에서 취급하기 시작했다. AA전지 두 개와 충전기 세트가 4천 엔 정도. 가격 면에서는 100엔숍의 전지 쪽이 물론 싸다. 이에 대해 스태프와 이야기하니, 역시(하하), 좋은 말을 해주었다. ‘버리지 않으니까 기분이 좋아요’라고. 으음, 역시. 그 말대로인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수도가 없어서 날마다 1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까지 물을 뜨러 가던 사람의 집에 수도가 설치되어, 수도꼭지를 돌리는 것만으로 물이 간단하게 나오게 되었던 때의 편리함. 예를 들어 산간에 살고 있어서 매일 두 시간 걸려서 마을로 나오던 곳에 고속도로가 뚫려서 10분이면 나올 수 있게 된 편리함. 그 ‘편리함’과 이 ‘버리지 않고도 해결된다’는 감각은, 왠지 비슷한 점이 있다. 이 제품을 사는 것만으로 문제의 해결에 참가하고 있는 느낌. 프리우스(도요타의 친환경차)에 처음 타서 전지주행하고 있는 순간처럼,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느낌과 닮아 있다.

나가오카 겐메이 지음
남진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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