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물이 에너지의 전달 매체라는 사고방식은 예전부터 질병 치료에 활용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동종요법(homeopathy)이란 재미있는 사고방식이 있습니다. 동종요법은 19세기 초에 독일인 의사 사무엘 하네만이 개발한 요법이지만 그 기원은 더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기원전 4~5세기,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도 이 요법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 핵심은 '같은 것이 같은 것을 치료한다, 독을 가지고 독을 치료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납중독에 걸린 사람이라면, 같은 납을 마이너스 12승에서 마이너스 400승 정도로 희석한 물을 마시게 함으로써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로 희석하면 물 속에 물질 성분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물질이 가진 그 성질만은 남아 있습니다. 그 물이 납중독을 해독하는 약이 됩니다.

2.
모든 것은 늘 진동하고 움직입니다. 그리고 초고속으로 끊임없이 점멸합니다.
<반야심경>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色卽是空 空卽是色, 눈에 보이는 것은 실체가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실체가 있다."
옛날 석가모니가 하셨다는 이 수수께끼 같은 말이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과학에 의해 실증되고 있습니다.

3.
사실 물만큼 신비로운 물질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신기한 것은 얼음이 물 위에 뜬다는 것입니다. 다른 물질은 보통 액체에서 고체로 변하면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나 원자의 밀도가 높아져서 무거워집니다. 그런데 물은 얼음이 되면 분자가 규칙적으로 늘어서서 간격이 넓어집니다. 액체가 되면 분자는 10만 배나 더 왕성하게 활동합니다. 운동이 격해지면 질수록 간격이 줄어들어 밀도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고체인 얼음보다 액체인 물이 더 무거운 것입니다.
물의 비중이 가장 높을 때가 4℃입니다. 구멍이 듬성듬성한 물 분자 구조 속에 활발한 물 분자가 들어가서 가장 무거워지는 온도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온도가 높아지면 분자는 더 활발히 움직여 오히려 밀도가 낮아지고 맙니다.
그러므로 호수 바닥은 바깥 기온이 아무리 차가워도 일정하게 4℃를 유지합니다. 그 일정한 온도 덕분에 호수 바닥에 사는 생물은 편안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만일 물이 이런 불가사의한 성질을 가지지 않고, 다른 물질처럼 얼어서 가라앉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마 우리는 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온이 내려가서 얼음이 얼 때마다 해저나 호수 바닥 등은 얼음 덩어리가 되어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얼음이 물에 뜨기 때문에 바다나 호수의 표면이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여도 얼음 아래서는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4.
왜 얼음이 물에 뜨는가, 왜 물은 수많은 물질을 녹이는가, 또는 타월 끝을 물에 담그면 중력을 거슬러 물이 위로 스미는 까닭은 무엇인가. 이러한 불가사의한 물의 성질은 물이 원래 지구의 물질이 아니었다는 관점에서 해석하면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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