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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취업 과정에 빨간 신호를 켠 그 두 질문은 무엇일까? 하나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했습니까?’ 였고, 다른 하나는 ‘이전 직장은 왜 그만두었습니까?’였다. 구직 기간이 길었던 이유에 대해 그는 자신이 무능하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아서 “불황이 오래 지속되어서 다들 취업이 어렵지 않습니까”라고 답했다. 전 직장을 그만둔 이유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이 무엇인가 잘못했다는 인상을 줄까 봐, ‘이전 직장의 근무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상사가 얼마나 무능했는지, 좀 더 좋은 직장을 얼마나 열망했는지’ 등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마크는 이런 대답이 인사 담당자의 눈에 얼마나 부정적으로 비춰지는지 알지 못했다. 아무도 그것을 지적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면접관은 오히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듯 맞장구를 쳐주기까지 했다.
이전 직장이나 상사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말하는 지원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사람으로 보인다. 불평이나 불만이 많은 사람은 조직의 분위기나 팀워크를 와해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회사가 이런 사람을 좋아할 리 없다. 또 자신이 직장을 구하지 못한 이유가 취업 시장이 좋지 않다고 변명하는 것도 결코 이롭지 못한 처사다. 인사 담당자들은 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유능한 인재를 필요로 하는 곳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2.
우선, 이력서를 가능한 빨리 제출하라. 당신이 미처 모르는 내부적인 데드라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이력서는 공고일로부터 가능한 빨리, 정해진 양식에 맞추어 회사가 요구하는 방식대로 제출하라.
2주 안에 연락이 오지 않으면 이제 담당자를 찾아보아야 할 시점이다. 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이번 채용을 담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물어보고 그의 이름과 직책을 적는다. 만일 규모가 큰 회사라면 지원부서의 책임자 이름도 물어보라.
이번에는 당신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고품질 종이에 프린트하여 우편으로 보내라. 수신인은 당신이 전화로 알아낸 채용담당자에게 보낼 것이다. 만일 담당자 이름을 알아낼 수 없다면 회사 웹사이트에 들어가 가장 관련 있는 부서를 찾거나, 지원하는 부서의 책임자를 찾아라. 아무리 웹사이트를 뒤져도 CEO 이름밖에 없다면 주저 말고 CEO 앞으로 보내라.
편지 봉투의 겉면은 손으로 쓰고 봉투 아랫부분에는 ‘개인 정보/기밀 우편’이라고 표시하라. 웬만하면 비서는 이런 우편물을 대신 열어 보지 않는다. 이렇게 전달되는 이력서는 몇 가지 유리한 점이 있다.
첫째, 당신 이력서가 회사의 핵심 인물 손에 직접 들어간다.
둘째, 당신 이력서를 받은 직원이 인력개발팀에 직접 전달한다. 마치 회사 내부의 누군가가 이력서를 직접 가져다주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셋째, 유난히 질이 좋은 종이에 이력서를 프린트해서 제출하면 다른 이력서 가운데서도 눈에 띄기 쉽다. 이메일이나 팩스로 보내온 다른 이력서들은 똑 같은 회사 용지에 일괄적으로 프린트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다른 종이가 있으면 돋보이게 마련이다. 종이의 질, 무게, 심지어 접어놓은 모양조차도 다른 이력서와는 달라 보일 것이다.
물론 이런 식으로 제출하는 이력서를 접수하지 않는다는 회사도 많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다른 것은 몰라도 채용 담당자가 지원자 명단을 훑다 보면 당신의 이름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혹시나 일이 잘 풀리면 당신 이력서가 유일하게 직접 전달된 이력서가 될 수도 있다. 지원자로서 나쁠 게 없는 상황이다.

3.
제일 좋은 방법은 서너 편 정도의 짧은 이야기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야기 하나당 2~3분을 넘기면 안 된다. 이런 이야기는 주로 과거 직장 생활에서 가장 큰 성취를 이룬 순간, 당신이 최근에 학교를 졸업했다면 학창 시절에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 같은 성공담이면 된다.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당신이 해냈던 이야기나, 당신이 영웅이 됐던 이야기, 회사의 생산성을 20퍼센트 향상시킨 새로운 생산 방법을 제안한 이야기 등 무엇이든 좋다. 당신을 긍정적인 사람으로 보이게 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부정적인 사람으로 보일 소지가 있는 이야기는 조금도 드러내면 안 된다.
당신의 모든 장점을 한데 모아 스타로 돋보이게 하는 서너 편의 짧고 긍정적인 성공담을 만들어라. 그 가운데 하나는 고객이나 데드라인 때문에 애를 먹다 결국 성공적으로 해결한 이야기를 선택하라. 그런 다음, 면접관이 던진 질문이 조금이라도 당신이 준비한 이야기와 관련성이 있다 싶으면 즉시 하나를 풀어놓는다.

4.
또 한 가지 효과적인 준비 전략은, 회사원으로서 당신이 지닌 최고의 자질을 열 가지 정도 써보는 것이다. 조직적이다, 에너지가 넘친다, 꼼꼼하다, 열심히 일한다, 팀을 이루어 하는 일에 능하다, 업무를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 등 다른 지원자보다 뛰어난 당신만의 장점이 무엇인지, 유력한 후보자로 각인시킬 만한 장점이 무엇인지 적어보라. 이런 작업은 가장 효과적인 성공담 한 편을 만들고 기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5.
만약 면접 중에 반드시 질문을 해야 한다면, 당신 자신을 부각시킬 수 있는 질문 네 가지를 알려주겠다.
첫째, 제가 지원한 직책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이 질문은 답변의 범위가 상당히 넓어 당신이 어떤 것에 집중하여 강조해야 할지 정확하게 알려준다. 이런 질문을 통해 회사가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에 맞게 자신의 장점을 강조할 수 있다. 또한 회사가 말하고 싶지 않은 부분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둘째, 이 직책에 이상적인 적임자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에 대한 면접관의 대답을 통해서 회사가 바라는 기대치를 알 수 있고, 당신은 거기에 맞춰 자신의 자질 가운데 필요한 것을 집중적으로 강조할 수 있다.
셋째, 이 직책을 맡은 사람이 업무 초기에 어떻게 일을 처리하기를 바라십니까?
이 질문은 입사 초기에 무엇에 중점을 두고 일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아울러 인사 담당자에게 당신이 그 자리에 앉은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필요한 업무를 설명하면서 머릿속으로는 당신이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이미지화하기 시작한다.
넷째, 전임자가 특별히 잘한 업무는 무엇입니까? 또 전임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일 처리를 했으면 하고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만일 이 자리가 이미 퇴사했거나 다른 부서로 옮긴 전임자를 대신하는 경우에 해야만 하는 질문이다. 이러한 당신의 질문에 면접관은 마음속으로 당신을 전임자와 전혀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인사 담당자는 전임자가 실패한 자리에 똑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 혹은 성공적으로 일할 능력이 없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런 질문을 통해 두려움을 표면화하여 잠재우면 당신은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힐 수 있다.

6.
만일 원서를 낸 회사가 당신의 해고 사실을 알아냈다면 면접은 끝났다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될 수 있으면 해고와 같은 정보는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게 감추어야 한다.

7.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인사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집요하게 묻는다. “제가 어떻게 했어야 탈락하지 않았을까요?”, “다음번에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등등. 하지만 이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 다시 그 회사에 지원해도 탈락할 가능성만 높아진다.

8.
면접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계속 인연을 유지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인사 담당자들이 당신에게 알려주지는 않지만 매우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 있다. 바로 수습 기간 이후 재채용에 관한 문제다. 대개 회사들은 새로 채용된 사람에게 3개월 수습 기간을 적용하곤 한다. 그런데 이 기간 내에 새로 채용된 사람이 일을 제대로 못하면 회사는 급하게 대처 인력을 찾는다. 이 점을 알고 계속 연락을 취한 구직자들이 종종 기회를 얻는 경우가 있다. 대체 인력이 필요할 때, 인사 담당자는 자신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게 마련이다. 만약 당신이 인사 담당자와 계속 연락을 취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그 자리에 필요한 기술과 자격을 이미 검증받은 당신은 가장 선택받기 쉬운 대상이다.

9.
운동 선수들은 규칙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슛을 성공시키고, 상대방을 때려눕히고, 터치다운 하는 것을 시각화해서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한다. 부정적인 이미지나 생각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잘 알기 때문이다. 운동 선수들은 재미 삼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게 아니다. 그렇게 하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운동 선수가 하는 독백을 들어보면 “경기가 잘 풀렸으면 좋겠다”라거나 “실수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우리는 세계 최고다. 가장 위대한 최고의 챔피언이다!”라며 되뇐다. 이는 특히 압박감이 심할 때 마법과 같은 효과를 일으킨다.

신시아 샤피로
전제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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