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래된 디자인계의 금언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화병을 디자인하라고 말할 때와 꽃을 담을 물건을 만들라고 할 때의 결과물은 달라진다. 작은 작업에만 집중해버리면 화병만 줄곧 디자인할 뿐 벽에 걸 수 있는 작은 장식용 정원은 절대로 생각해내지 못한다.

2.
스타벅스 체인점은 고객들이 주문하는 공간과 주문한 음료수를 받는 공간을 구분하고, 사람들이 음료수에 크림이나 설탕을 넣을 공간을 다시 분리함으로써 공간을 훌륭하게 활용했다. 이를 일반적인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의 어수선한 카운터와 비교해보자.

3.
언젠가는 음성 메시지가 도착한 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온도가 내려가서 차가워지는 기능도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4.
복잡한 도시에 살면서 모든 사람이 차를 타고 다니기보다는 차를 공유하거나 각자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면 어떨까? 이 질문이 집카Zipcar와 같은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탄생시켰다.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이용해 일정 시간 동안 차를 사용하고 이를 다시 공용 주차장에 돌려주어 다른 사람들이 그 차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

5.
나는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지포 라이터를 갖고 있다. 별다른 사고가 없는 한 지포 라이터는 언제나 같을 것이다. 그것은 실체가 있으므로 쉽게 만지고, 사용하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 특히 변화가 잦은 디지털 서비스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사실 고객은 서비스를 쉽게 바꿀 수 있다. 만약 이베이보다 나은 경매 서비스가 나온다면, 사용자들은 그리로 건너갈 것이다. 설사 우리 할아버지가 이베이를 쓰셨대도, 내가 더 나은 서비스로 옮겨가는 걸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할아버지의 지포 라이터를 더 좋은 라이터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그 라이터에 애착이 있다. 확실히 그건 감정적이지만, 인간은 원래 감정적 존재이고 항상 논리적 결정을 하지는 않는다. 요점은 사람들은 고유한 생물학적 배선 덕에 무형의 서비스보다는 사물에 더 감정적 애착을 갖기 쉽다는 것이다.

6.
다가올 10년 안에, 인터넷은 컴퓨터 모니터를 벗어나 우리 주변을 둘러싼 모든 오브젝트와 건물들로 옮겨갈 것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 센서, 무선식별RFID 태그가 일상의 물건에 내장되고 네트웍으로 연결되어 부르스 스털링이 “사물들의 인터넷”이라 부른 세상이 열릴 것이다. 그때가 되면 전자장치가 우리 삶을 바꿔놓았듯이, 더는 인터넷을 특정한 목적지나 장소로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다.

Daniel Saffer
이수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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