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세기에 물리학자들은 모든 시간과 공간에 실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에너지 법칙을 고안했다. 이는 흔히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으로 불린다. 에너지보존법칙으로 불리는 제1법칙에서는 에너지는 창조되거나 파괴될 수 없으며 오직 변형될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본질이 변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에너지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에너지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단일한 실체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지 모른다. 다시 말해 에너지는 핵, 마찰력, 화학, 열, 전자기, 중력 등 하나의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전환할 수 있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하나의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에너지가 전환될 때마다 적어도 그 에너지의 일부가, 특히 열이 빠져나간다. 이렇게 빠져나간 에너지는 계속 존재한다 할지라도 발산하고 흩어져, 결국 이용하기 힘들어진다. 만약 이 빠져나간 에너지를 그러모아 다시 집결시킬 수 있다면 여전히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를 다시 집결시키는 데는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용 가능한 에너지는 언제나 유실된다. 엔트로피법칙으로 알려진 열역학 제2법칙은 1868년 독일 물리학자 루돌프 클라우지우스Rudolf Clausius가 고안한 용어로 실제로 일하는 데 사용할 수 없는 에너지의 양을 측정하는 수단이다. 제2법칙에 따르면 고립계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엔트로피가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하나의 체계 안에서 일은 질서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질서와 무질서 간의 경쟁에서 궁극적으로 승리하는 것은 무질서다.

2.
때때로 개척종들은 자연계 내에서 강화된 피드백 고리를 만들어낸다. 극상 생태계에 속한 종들의 개체 수가 비교적 안정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는 반면 무질서나 개척 상태의 생태계에서는 개체 수에 극적인 변화가 발생한다. 이용 가능한 먹이가 풍족하다면 개척종들의 개체 수는 급증한다. 개척종이 토끼이고 주변 환경이 오스트레일리아라고 가정해보자. 과서 오스트레일리아에는 토끼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곳에는 토끼의 먹이가 풍족하며, 토끼의 개체 수 증가를 막을 만한 이렇다 할 천적이 없다. 한 마리 토끼는 평균 10마리의 새끼 토끼를 생산한다. 이는 곧 10마리의 토끼가 있다면 조만간 110마리로 불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 토끼들이 각각 10마리씩 생산하면 그 수는 1210마리로 늘어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토끼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궁극적으로 토끼를 위한 먹이 공급이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부양 가능한 먹이 수준보다 더 많은 토끼가 존재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토끼와 먹이 사이에 균형은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균형에 도달하기까지 다소 시간은 걸릴 것이다. 이 와중에 개체 수 증가 요소는 환경의 부양 능력을 초과하여 많은 토끼를 양산할 수 있다. 게다가 토끼를 위한 환경의 부양 능력이 정적이지 않기에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급증하는 토끼들은 평소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이용 가능한 식물을 먹어치울 수 있다. 그래서 개체 수가 점증함에도 불구하고 토끼들은 주변 환경의 부양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만약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토끼의 개체 수는 균형에 도달할 때까지 점차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급격히 곤두박질칠 것이다. 즉 토끼가 ‘전멸’에 이르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주변 환경의 부양 능력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에 따라 토끼들은 적응할 수도 있고, 전멸할 수도 있다. 만약 토끼들이 먹이 식물들을 깡그리 먹어치우지 않는다면, 그리하여 그 식물들이 다시 번식할 수 있다면 토끼 개체 수는 좀 더 낮은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다. 물론 먹이 식물이 재생하여 다시 이용 가능할 때까지 한동안 토끼 개체 수는 부침을 거듭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개체 수 변동은 서서히 감소한다. 그 사이에 균형에 도달하고 토끼들은 생태계에 편입된다. 이것은 실제 1859년 유럽에서 토끼를 도입한 이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생했던 사례다. 그러나 만약 토끼들이 먹이 식물들을 몽땅 먹어치웠다면 토끼를 위한 환경의 부양 능력은 제로가 되었을 것이고 토끼 또한 모두 전멸했을 것이다.

부침浮沈 : 세력 따위가 성하고 쇠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환경에 대한 인간의 수용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우리가 사용한 최초의,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전력은 윌리엄 캐턴William Catton이 자신의 선구자적 저서 『오버슈트Overshoot』(1980)에서 ‘인수takeover'라고 부른 전략이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인수는 지구의 생명 부양 능력 중 일부를 다른 생명 종들이 부양하는 것에서 인간이 부양하는 것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단순한 석기와 불을 가졌던 사피엔스 이전의 선조들은 곤충, 육식 동물, 박테리아 등이 소비했을 유기 물질들을 인간을 위한 용도로 인수했다. 약 1만 년 전 최초로 식물을 경작했던 선조들은 ‘토지’를 인수해, 그 위에 인간 소비를 위한 농작물을 재배했다. 인간이 경작하지 않았다면, 아마 그 토지는 나무, 관목 또는 야생풀 그리고 거기에 의존하는 온갖 동물들을 부양했을 것이다. 세대를 거듭하면서 호모사피엔스는 점점 더 많은 지구의 표면을 인수했다. 이 와중에 다른 서식 생물들은 희생되었다.

4.
대략 6만 년 전에 인간이 오스트레일리아에 처음 발을 디뎌 불을 사용함으로써 관목과 수목의 정상적인 성장주기에 일대 혼란을 가져왔다. 그 때문에 자이언트 캥거루와 타조를 닮은 날지 못하는 대형 토착 조류와 포유류의 먹이가 부족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고생물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오스트레일리아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지 200~300년도 채 지나지 않아 100파운드 이상 나가는 현지 동물들 중 약 85퍼센트가 멸종했다.
아메리카와 태평양 섬들에 인간이 처음 도착했을 때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발생했다. 인간 출현에 뒤이어 동물들이 멸종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대략 1만 2000년에서 1만 년 전, 그러니까 인간들이 아시아에서 오늘날의 알래스카를 지나 거대한 남쪽 대륙으로 빠르게 이주할 무렵 북미에서는 매머드, 마스토돈, 야생마, 네뿔영양, 야생 낙타,  자이언트 비버, 땅나무늘보, 산사슴, 자이언트 페커리 등이 자취를 감췄다. 이와 유사하게 폴리네시아인들은 뉴질랜드에 도착한 직후 날지 못하는 대형 조류인 모아를 멸종시켰다.
그런데 이런 지역들에서 그 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1만 년의 시간이 경과하자 인간과 인간에게 적응한 환경은 상대적인 균형을 이루었다. 원주민들은 신화와 의식과 금기를 만들었다. 과도한 사냥은 금지했으며 산불을 놓는 것은 1년 중 특정 시기에만 허용하였다. 다른 한편 자연종들은 인간의 출현에 스스로 적응했다. 생명을 존속하는 모든 종-인간, 동물, 식물-들이 공동으로 진화했다. 그러다가 유럽 개척자들이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하여 또다시 생태계에 혼란이 발생할 무렵, 오스트레일리아는 극상 생태계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수목들은 대부분 원주민들의 ‘화전火田’ 관행에 잘 적응해 있었다. 인간이 고의로 불을 놓지 않으면 적절한 번식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원주민들은 수유 기간 연장, 피임용 식물 이용 또는 유아 살해를 통해 인구수를 제한하고 있었다.

5.
전기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편리를 제공하지만 근본적으로 비효율적인 에너지 보유물이다. 예를 들어 발전기를 가동하기 위해 석탄을 태우면 궁극적으로 그 에너지의 35퍼센트만 전기가 된다. 그뿐만 아니라 송전선과 최종 용도의 모터와 조명 그리고 다른 전기 장치들에도 근본적인 비효율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1차 에너지 공급원이 저렴하기 때문에 이런 비효율성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가령 하루 종일 일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에너지, 즉 1000칼로리의 음식을 연소시키는 것과 동등한 에너지라면 현재 시세로 단돈 25센트에 그 전기를 구입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석탄은 여전히 전기 생산에서 가장 주요한 에너지원이다. 2004년에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미국 전력 생산의 51퍼센트는 석탄, 20퍼센트는 원자력, 7퍼센트는 수력, 16퍼센트는 천연가스, 3퍼센트는 석유가 차지했다. 풍력과 광전지처럼 대안이 되는 다른 에너지 공급원의 비율은 채 1퍼센트도 되지 않았다.

6.
제1차 세계대전의 결과는 주로 석유로 판가름 났다. 연합군은 독일군의 보급품 경로를 봉쇄했으며, 독일은 잠수함을 이용해 영국으로 전달하는 보급품을 차단하려고 애썼다.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이었던 미국은 연합국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연합군이 독일군의 루마니아 유전 접근을 차단하는 데 성공하자 독일 산업은 연료와 윤활유 부족으로 곤경에 처하기 시작했다. 1917년경에는 더 이상 민간 철도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으며, 항공기는 대체 연료로 간신히 운영하는 정도였다. 11월 11일, 단 하루치 분량의 필수 연료만을 남긴 독일군은 마침내 항복을 선언했다.
이 패배의 교훈은 아돌프 히틀러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는 베르사유 강화조약의 굴욕적인 조건으로 인해 초래된 비참한 경제적·사회적 상황의 반전을 약속했다. 독일은 충분한 연료 비축 없이 또다시 전쟁을 치를 수 없었거니와 또 다른 소모전의 수렁에 빠져드는 것을 방관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제2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한 침공을 계획했던 나치 장군들은 두가지 목표물을 명확히 했다. 하나는 석유 공급원을 확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격전blitzkrieg'을 통해 신속하고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는 것이었다. 폴란드와 구소련에서 히틀러의 주요한 목표는 그 지역의 유전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연합군이 독일군의 유전 접근과 보급로를 차단하자 나치의 전쟁 장비들의 연료는 곧 바닥을 드러냈다.
한편 태평양에서는 극동에서 일본의 제국주의 야망을 꺾어놓기 위해 미국이 석유 수출을 금지시켰다. 그러자 일본-사실 일본 본토에서 생산되는 석유 자원은 전혀 없었다-은 진주만을 공격했다. 전쟁에서 일본의 주요한 목표 중 하나는 네덜란드령 동인도제도의 유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잠수함은 동인도제도에서 일본으로 석유를 수송하는 유조선들을 잇달아 침몰시켰다. 그 결과 1944년에 일본은 전함과 전투기에 필요한 연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했다. 1945년에 일본 전투기 조종사들은 더 이상 비행 훈련을 받을 수 없었으며, 항공모함도 대피할 수 없었다. 이 모두가 연료 부족 때문이었다.

7.
판글로스는 찬사를 받고 카산드라는 무시당하고 멸시받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트로인들이 뒤늦게 깨달은 것처럼 카산드라가 옳았다. 만약 그녀의 예언을 존중했더라면 다가오는 역경에 대한 적절한 준비로, 잠깐 동안 무지로 느낄 수 있던 행복한 낙관주의 이후에 찾아온 참화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카산드라는 생물학, 생태학, 기후학과 여타 이론 및 응용 환경 과학 분야에서 고급 학위를 취득하고 있다. 출간된 많은 저서와 논문에서 이 과학자는, 만약 문명이 현재의 과정을 그대로 지속한다면 조만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재난이 우리나 가까운 우리 후손들에게 닥칠 거라고 경고하고 있다.
불만스런 대중과 그들이 선택한 정치 지도자들은 “그따위 소리는 집어치우시오!”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걱정 마세요, 괜찮을 겁니다”라고 우리를 안심시키는 낙관주의자들의 말은 아무리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우리는 낙관주의자들을 진정 신뢰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냉혹한 과학적 사실과 낙관주의자들 주장의 약점은 귀담아들으려 하지 않는다.
-에른스트 패트리지(Ernest Partridge, 2000)

8.
내 아버지는 낙타를 타고 다녔다. 나는 차를 몰고 다닌다. 내 아들은 제트여객기를 타고 다닌다. 내 아들의 아들은 다시 낙타를 타고 다닐 것이다.
-사우디 격언

9.
논문의 말미에서 아이반호는 이렇게 결론짓고 있다.
결정적인 시점……, 즉 전 세계 석유 소비가 전 세계 석유 생산을 능가하는 시기는 2000년에서 2010년 사이에 도래할 것이다. 예기치 않은 정치적 사건 때문에 갑자기 이 시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어쨌든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존해 있을 때 이 시기가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예상 가능한 이런 에너지 위기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 영향을 미칠 것이다.

10.
최종적으로 석유 발견과 생산을 위해 수많은 방법으로 소비되는 모든 에너지는 이런 시도가 낳은 석유의 에너지 양과 합쳐지고 비교되어야 한다. 생산된 에너지와 소비된 에너지를 비교하는 이런 비율은 매우 중요한 에너지/이익 비율이다. 석유 발견을 위해 더 깊은 곳에 시추하거나 더 힘들고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이동해야 할 때면 소비된 에너지에 대한 에너지 수익률은 감소세를 보인다. 몇몇 경우에서는 이미 발견된 석유에너지가 소비된 총 에너지와 동등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비록 일부 유정들은 청음에 그냥 솟아나오지만 결국 모든 유정들을 펌프로 퍼 올려야 한다. 펌프로 퍼 올리는 석유, 특히 매우 깊은 곳에서 퍼 올리는 석유는 비용이 많이 든다. 강철 펌핑 연결봉을 위 아래로 움직이는 데도 에너지가 소모된다. 어떤 경우에는 연결봉이 3마일에 이르기도 한다…….
미국 석유 산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소비된 에너지 대 회수 된 에너지 양의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1916년에 이 비율은 약 28대 1이었는데, 상당한 에너지 수익률이었다. 하지만 1985년에 이 비율은 2대 1로 떨어졌으며, 계속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 흐름을 연구한 뉴햄프셔대학교 종합연구센터의 결론에 따르면, 2005년경에는 평균적으로 미국에서 유전이 생산하는 에너지보다 유전에서 석유를 탐사하고 채취하고 생산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것이라고 한다.

11.
어떤 이들은 현재의 물리학 법칙에 제약받지 않는 에너지원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견해를 사이비 과학이라고 간단히 일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원 고갈과 관련해서는 이런 주장도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 과연 프리에너지 장치 Free-Energy Devices(일정 조건만 갖춰지면 입력에너지보다 출력에너지가 훨씬 더 큰 상황을 만드는 초효율에너지 장치, 무한 동력장치)가 가능할까?
20세기에는 니콜라 테슬라의 연구 논문에서 프리에너지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테슬라의 유용한 발명들은 1910년 이전에 대부분 완성되었다. 그 뒤로 그의 작업은, 일각에서 몽상가로 부를 정도로 점점 기묘해지기 시작했다. 자주 거론되는 일화(전거가 의심스러운 일화)에 따르면, 1931년에 은둔한 발명가는 80마력의 힘을 가진 신형 피어스-애로우 Pierce-Arrow 에 어떤 배터리나 외부 동력원 없이 일주일 동안 구동되는 교류 전동기를 설치했다.

전거典據 : 말이나 문장의 근거가 되는 문헌상의 출처.

12.
그러나 효율이 주는 이점에는 한계가 있다. 에너지 효율에 대한 투자증가로 수익률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초기의 효율 향상은 쉽고 저렴하다. 하지만 갈수록 점점 더 비용이 증가한다. 때로는 장비 교환이나 대체 그리고 기반 시설에 들어가는 에너지 비용이 이익을 모두 상쇄할 수도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현재 단신이 가솔린 갤런당 25마일로 달리는 연식 2년차의 자동차를 몰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갤런당 30마일을 달린다고 광고하는 신차가 당신의 눈에 들어왔다. 차를 바꾸면 에너지 절약이 확실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각각의 차량이 소비하는 에너지의 절반쯤은 제조 과정-차량이 처음으로 도로를 달리기 이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자동차 교환을 미루는 것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신차를 구입하는 것보다 순 에너지를 더 많이 절약하는 셈이다.

연식年式 : 기계류, 특히 자동차를 만든 해에 따라 구분하는 방식.

13.
예를 들어 농업에서 1킬로그램의 옥수수를 재배하기 위해 옥수수밭에 직접 사용한 연료의 양은 1959년부터 1970년 사이에 14.6퍼센트 줄어들었다. 하지만 트랙터 생산, 비료와 살충제 제조 등과 같은 경제의 다른 부문에서 사용한 연료를 이 계산에 포함시키면 실제로 옥수수 1킬로그램에 사용한 총 에너지 비용이 동기간에 3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
새 집을 짓거나 리모델링할 계획이라면 생태학적인 설계 원리와 천연 또는 재활용 재료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 밀짚 가마니, 다져서 굳힌 흙, 옥수수 속대 같은 건축 자재들을 집짓는데 이용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별도로 에너지를 거의 쓰지 않고도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지낼 수 있다. 현재 많은 국가가 내구성과 효율성을 입증한 이런 유형의 대체 구조물에 건축 허가를 내주고 있다.

15.
The Energy Saving House
The Home Energy Diet
The Solar Living Sourcebook
Your Money or Your Life
Stepping Lightly
Radical Simplicity
When Technology Fails
Microhydro
Where There Is No Doctor
Natural First Aid
Divorce Your Car!
From the Fryer to the Fuel Tank

16.
실제로 우리는 지난 세기에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는 에너지 자원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독창적인 영구자석 배열에 기초한 신형 영구작동 기계가 아닌 평범한 석유를 말하는 것이다. 1갤런의 가솔린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인간이 한 달 내내 고된 노동을 하며 소비하는 에너지(4분의 1마력)와 거의 엇비슷하다. 그런데 최저임금 직종에서 일하는 미국인이라면 20분의 노동력으로 1갤런의 가솔린을 구입할 수 있다. 이 비율은 600대 1이다. 내 생각에 이와 비슷한 비율을 가진 금전투자는 담청된 복권뿐이다. 따라서 저임금 노동자라 할지라도 사실상 공짜에 가까울 정도로 저렴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사회를 운영하는 우리의 능력은 평균 한 사람이 ‘수백 명의 에너지 노예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쩌면 이것이 인간이 얻을 수 있는 진정한 프리에너지에 근접한 것인지도 모른다.

: oil, War and the Fate of Industrial Societies by Richard Hein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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