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부모들은 용변 가리는 훈련을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어떤 부모는 이 훈련을 너무 중요하게 여겨 자녀가 첫돌을 막 지난 때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생후 8개월부터 용변 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언제 훈련을 시작하느냐에 관계없이 부모들은 용변 교육에 관한 책과 비디오를 사들이고 심리학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용변 교육은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함께 자동차 여행을 할 때나 유치원에 입학시킬 때 등 모든 순간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앞으로 기저귀를 갈아주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찾아오는 가슴 설레는 해방감과도 관련이 있다.
어쨌든 용변 교육을 마친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반응이 일어난다. 일단 아이가 혼자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더 구체적으로 말해 화장실과 ‘화장지’를 혼자 사용할 수 있게 되면-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아이는 화장실의 문을 걸어 잠글 수도 있고, 안에 있으면서 부모가 부르는 소리를 무시하기도 한다. 아이의 용변 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기뻐하는 부모로부터 칭찬과 선물을 받기도 한다.
그러니까 문제는 화장실 자체가 아니라 화장실 내에서 사용하는 ‘화장지’와 관련이 있다. 어릴 때 화장실을 사용하려면 용변이 끝날 때까지 부모가 함께 앉아 있다가 뒤를 닦아주어야 한다. 그런데 화장지를 혼자서도 잘 사용할 수 있게 된 아이들은 더 이상 부모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립과 자유로움을 느낀다. 용변 교육과 관련된 이러한 어린 시절의 각인이 너무 강한 탓에 미국인의 화장지에 대한 코드는 ‘독립(INDEPENDENCE)'이다.
2.
노르망디 농민들은 기묘하고도 불쾌한 의식을 한 가지 갖고 있다. 이 의식은 그들이 각인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그것을 잘못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가정에서 맏아들의 일곱 번째 생일이 되면, 아버지는 아이를 자신의 소유지로 데리고 나가 토지의 모퉁이를 전부 밟게 한다. 그리고 모퉁이를 밟을 때마다 아들을 때린다. 이러한 의식은 혐오스럽고 부자관계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지만, 아이로 하여금 소유지의 경계를 감정적으로 매우 깊이 각인하도록 하는 데는 효과가 있다. 또한 아버지는 이런 경험을 한 아들이 장차 물려받을 토지의 경계를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3.
언론인인 잭 밀러(Jack Miller)는 이렇게 썼다.
“기상천외하고, 우리와 전혀 다르고,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심오한 현실을 사는 창조적인 예술가들은 그들의 능력과 천재적 재능에 대해 찬사와 보살핌, 인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 다양성 만세!”
4.
미국 문화에서는 섹스와 폭력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남자들은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할 때 ‘명중시켰다’거나 ‘쐈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여자들은 남자가 배신을 하면 성기를 잘라버리겠다는 농담을 한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캠퍼스에는 ‘강간용 마약’이 널리 퍼져 있다. 독신자들이 주로 찾는 클럽은 ‘정육점’이라고 표현되고 있다.
5.
내가 젊은 시절 심리치료사로 일할 때, 한 여인이 과체중인 10대 딸을 데리고 진료를 받으러 왔다. 그 여인은 내게 딸의 ‘잘못된’ 습관을 찾아내고 식습관 문제의 심리학적 원인을 찾아내줄 것을 원했다. 나는 모녀와 함께 대화를 나눈 다음 소녀와 따로 여러 차례 면담을 가졌다. 개인면담에서 소녀는 사춘기가 되어 가슴이 부풀기 시작할 때까지 체중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가 생긴 것은 어머니의 남자친구가 소녀에게 접근해 더러운 짓을 시작한 때부터였다. 그러다가 그 사내는 소녀가 뚱뚱하게 살이 찌자 비로소 희롱하는 짓을 그만두었다. 소녀의 입장에서는 이제 만사가 해결된 것이다.
나는 소녀의 어머니를 개인적으로 만나 딸의 비만이 그 사내와 관령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러자 소녀의 어머니는 기겁을 하며 내게 추잡한 늙은이라고 욕을 했고(나는 당시 늙지도 않았지만), 다음 면담 약속을 취소해버렸다. 그러고는 의사에게 딸을 데리고 가 엄격한 식이요법을 시작했다. 그 뒤 소녀의 체중은 크게 줄었지만 불행히도 소녀의 어머니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내쫓지 않았다.
그런데 약 1년 뒤 면담 일정에 그 모녀와 약속이 잡혀 있는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새로운 근심거리가 생겨 마지못해 내게 도움을 청하러 온 것이었다. 이번에는 체중이 아니라 소녀의 온몸에 잔뜩 퍼져 있는 습진 때문이었다. 그리고 소녀의 체중이 줄어 날씬해진 뒤 어머니의 남자친구가 추잡한 짓을 다시 시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소녀의 몸에 피부병이 생기자 사내는 다시 접근을 피했다고 한다. 나는 소녀의 어머니에게 그 사내를 집에서 내보내라는 조언을 다시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반응은 이전과 똑같았다. 그 뒤 나는 다시는 그 모녀를 보지 못했다.
비만이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이처럼 비만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울까? 비만은 문제가 아니고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비만이 문제라기보다 해결책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과식은 성적인 학대를 받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반적인 방어기제다. 내가 면담했던 소녀가 비만이 된 까닭은 그렇게 돼야만 구역질나는 그 남자가 자신을 희롱하는 짓을 그만두게 된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머니가 체중을 줄이도록 강요하자 소녀의 무의식은 다른 해결책을 찾아냈고 그것이 바로 피부병이었다.
6.
덴마크의 장난감회사인 레고(Lego)는 독일 시작에서는 조립블록으로 즉각 성공을 거뒀지만 미국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왜 그럴까? 레고의 경영진은 자신들이 성공한 것은 블록 상자마다 들어있는 훌륭한 설명서 덕분이라고 믿었다. 설명서에 따라 어린이들은 블록 한 상자로 자동차나 우주선을 만들었다. 설명서는 간결하고 화려하며 명쾌해서 조립블록 분야에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어린이들은 레고 블록으로 간단하면서도, 어떤 점에서는 마술과 같은 구조물을 만들어냈다. 설명서대로 만들면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웅장한 구조물로 변했다.
그런데 미국 어린이들은 설명서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블록 상자를 뜯은 다음 설명서를 한 번 힐끗 보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즉시 자기 마음대로 블록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멋진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아마 요새 따위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설명서에는 자동차를 만들도록 되어 있었다. 일단 요새가 완성되면 그들은 그 요새를 부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곤 했다. 레고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미국 어린이들은 레고 한 상자로 여러 해를 놀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레고의 전략이 적중했다. 독일 어린이들은 레고 상자를 열면, 설명서를 찾아서 자세하게 읽은 다음 블록들을 빛깔별로 분류했다. 그들은 설명서에 있는 명쾌하고 자세한 그림에 조립과정을 비교해가며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조립이 완료되면 상자 포장지의 모형과 똑같은 복제품이 생겨났다. 어린이들은 그것을 어머니에게 자랑하고, 어머니는 박수를 치며 칭찬해준 다음 그 모형을 선반 위에 올려놓았다. 따라서 이제 독일 어린이들은 또 다른 조립블록이 필요했다.
An ingenious way to undersrand
why people around the world live
and buy as they do
미국 부모들은 용변 가리는 훈련을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어떤 부모는 이 훈련을 너무 중요하게 여겨 자녀가 첫돌을 막 지난 때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생후 8개월부터 용변 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언제 훈련을 시작하느냐에 관계없이 부모들은 용변 교육에 관한 책과 비디오를 사들이고 심리학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용변 교육은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함께 자동차 여행을 할 때나 유치원에 입학시킬 때 등 모든 순간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앞으로 기저귀를 갈아주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찾아오는 가슴 설레는 해방감과도 관련이 있다.
어쨌든 용변 교육을 마친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반응이 일어난다. 일단 아이가 혼자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더 구체적으로 말해 화장실과 ‘화장지’를 혼자 사용할 수 있게 되면-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아이는 화장실의 문을 걸어 잠글 수도 있고, 안에 있으면서 부모가 부르는 소리를 무시하기도 한다. 아이의 용변 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기뻐하는 부모로부터 칭찬과 선물을 받기도 한다.
그러니까 문제는 화장실 자체가 아니라 화장실 내에서 사용하는 ‘화장지’와 관련이 있다. 어릴 때 화장실을 사용하려면 용변이 끝날 때까지 부모가 함께 앉아 있다가 뒤를 닦아주어야 한다. 그런데 화장지를 혼자서도 잘 사용할 수 있게 된 아이들은 더 이상 부모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립과 자유로움을 느낀다. 용변 교육과 관련된 이러한 어린 시절의 각인이 너무 강한 탓에 미국인의 화장지에 대한 코드는 ‘독립(INDEPENDENCE)'이다.
2.
노르망디 농민들은 기묘하고도 불쾌한 의식을 한 가지 갖고 있다. 이 의식은 그들이 각인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그것을 잘못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가정에서 맏아들의 일곱 번째 생일이 되면, 아버지는 아이를 자신의 소유지로 데리고 나가 토지의 모퉁이를 전부 밟게 한다. 그리고 모퉁이를 밟을 때마다 아들을 때린다. 이러한 의식은 혐오스럽고 부자관계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지만, 아이로 하여금 소유지의 경계를 감정적으로 매우 깊이 각인하도록 하는 데는 효과가 있다. 또한 아버지는 이런 경험을 한 아들이 장차 물려받을 토지의 경계를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3.
언론인인 잭 밀러(Jack Miller)는 이렇게 썼다.
“기상천외하고, 우리와 전혀 다르고,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심오한 현실을 사는 창조적인 예술가들은 그들의 능력과 천재적 재능에 대해 찬사와 보살핌, 인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 다양성 만세!”
4.
미국 문화에서는 섹스와 폭력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남자들은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할 때 ‘명중시켰다’거나 ‘쐈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여자들은 남자가 배신을 하면 성기를 잘라버리겠다는 농담을 한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캠퍼스에는 ‘강간용 마약’이 널리 퍼져 있다. 독신자들이 주로 찾는 클럽은 ‘정육점’이라고 표현되고 있다.
5.
내가 젊은 시절 심리치료사로 일할 때, 한 여인이 과체중인 10대 딸을 데리고 진료를 받으러 왔다. 그 여인은 내게 딸의 ‘잘못된’ 습관을 찾아내고 식습관 문제의 심리학적 원인을 찾아내줄 것을 원했다. 나는 모녀와 함께 대화를 나눈 다음 소녀와 따로 여러 차례 면담을 가졌다. 개인면담에서 소녀는 사춘기가 되어 가슴이 부풀기 시작할 때까지 체중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가 생긴 것은 어머니의 남자친구가 소녀에게 접근해 더러운 짓을 시작한 때부터였다. 그러다가 그 사내는 소녀가 뚱뚱하게 살이 찌자 비로소 희롱하는 짓을 그만두었다. 소녀의 입장에서는 이제 만사가 해결된 것이다.
나는 소녀의 어머니를 개인적으로 만나 딸의 비만이 그 사내와 관령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러자 소녀의 어머니는 기겁을 하며 내게 추잡한 늙은이라고 욕을 했고(나는 당시 늙지도 않았지만), 다음 면담 약속을 취소해버렸다. 그러고는 의사에게 딸을 데리고 가 엄격한 식이요법을 시작했다. 그 뒤 소녀의 체중은 크게 줄었지만 불행히도 소녀의 어머니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내쫓지 않았다.
그런데 약 1년 뒤 면담 일정에 그 모녀와 약속이 잡혀 있는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새로운 근심거리가 생겨 마지못해 내게 도움을 청하러 온 것이었다. 이번에는 체중이 아니라 소녀의 온몸에 잔뜩 퍼져 있는 습진 때문이었다. 그리고 소녀의 체중이 줄어 날씬해진 뒤 어머니의 남자친구가 추잡한 짓을 다시 시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소녀의 몸에 피부병이 생기자 사내는 다시 접근을 피했다고 한다. 나는 소녀의 어머니에게 그 사내를 집에서 내보내라는 조언을 다시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반응은 이전과 똑같았다. 그 뒤 나는 다시는 그 모녀를 보지 못했다.
비만이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이처럼 비만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울까? 비만은 문제가 아니고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비만이 문제라기보다 해결책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과식은 성적인 학대를 받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반적인 방어기제다. 내가 면담했던 소녀가 비만이 된 까닭은 그렇게 돼야만 구역질나는 그 남자가 자신을 희롱하는 짓을 그만두게 된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머니가 체중을 줄이도록 강요하자 소녀의 무의식은 다른 해결책을 찾아냈고 그것이 바로 피부병이었다.
6.
덴마크의 장난감회사인 레고(Lego)는 독일 시작에서는 조립블록으로 즉각 성공을 거뒀지만 미국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왜 그럴까? 레고의 경영진은 자신들이 성공한 것은 블록 상자마다 들어있는 훌륭한 설명서 덕분이라고 믿었다. 설명서에 따라 어린이들은 블록 한 상자로 자동차나 우주선을 만들었다. 설명서는 간결하고 화려하며 명쾌해서 조립블록 분야에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어린이들은 레고 블록으로 간단하면서도, 어떤 점에서는 마술과 같은 구조물을 만들어냈다. 설명서대로 만들면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웅장한 구조물로 변했다.
그런데 미국 어린이들은 설명서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블록 상자를 뜯은 다음 설명서를 한 번 힐끗 보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즉시 자기 마음대로 블록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멋진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아마 요새 따위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설명서에는 자동차를 만들도록 되어 있었다. 일단 요새가 완성되면 그들은 그 요새를 부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곤 했다. 레고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미국 어린이들은 레고 한 상자로 여러 해를 놀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레고의 전략이 적중했다. 독일 어린이들은 레고 상자를 열면, 설명서를 찾아서 자세하게 읽은 다음 블록들을 빛깔별로 분류했다. 그들은 설명서에 있는 명쾌하고 자세한 그림에 조립과정을 비교해가며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조립이 완료되면 상자 포장지의 모형과 똑같은 복제품이 생겨났다. 어린이들은 그것을 어머니에게 자랑하고, 어머니는 박수를 치며 칭찬해준 다음 그 모형을 선반 위에 올려놓았다. 따라서 이제 독일 어린이들은 또 다른 조립블록이 필요했다.
An ingenious way to undersrand
why people around the world live
and buy as they 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