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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no' is made up of two aluminium sculptures that have been conceived via wave forms of the spoken words 'yes' and 'no'. displayed on rubber mounting, the two objects attempt to materialize
the sculptural characteristics of sound when moving through space into a respective visual effigy. the semantic content of the sculptures gives answers to unasked questions, opening up a wide range of interpretation and association. 'yes/no' could also be perceived as a special portrait of performance artist laurie anderson, who originally spoke the two words that are solidified here.
100 x 15 x 15cm each.
http://www.designboom.com/weblog/cat/10/view/13612/carsten-nicolai-pionier-at-the-contemporary-art-centr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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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형태와 기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가장 능률적인 기능을 발휘하는 제품은 그 형태 또한 뛰어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으며, 반대로 아름다운 형태의 제품은 가장 효율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기능을 우리는 자연에서 찾아내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 자연은 형태와 기능의 가치가 가장 완벽하게 조화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디자인도 마찬가지이다. 디자인에서의 형태와 기능은 둘이 아닌 하나로 추구되어야 한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Frank Lloyd Wright.

2.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구겐하임미술관, 르 코르뷔지에의 롱샹 교회 등의 작품에서 나타나듯이 그들의 디자인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유기적 모더니즘’이라 불리는 변화의 바람이다. 유기적 모더니즘 디자인은 가느다란 선과 추상적인 덩어리 형태와의 균형, 간결하고, 순수하며, 비대칭적이면서 자유로운 형태를 특징으로 한다.

3.
기술은 예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예술은 기술을 필요로 한다. 발터 그로피우스 Walter Gropius.

4.
우리가 찾는 미美. 그것은 억지로 나타낼 수 없다. 그것은 기능을 개량함으로써 자연히 생겨난다. 기능, 이것이 바로 미의 원천이다. 레이먼드 로위 Raymond Loewy.

5.
1964년 도쿄올림픽 포스터는 그래픽디자이너 가메쿠라 유사쿠에게 맡겨졌다. 가메쿠라 유사쿠는 도쿄올림픽 포스터 의뢰를 받고 과거 제작된 올림픽 포스터를 자세히 살펴본 후, 사진을 사용한 포스터가 없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사진을 사용해 포스터를 디자인함으로써 기존 올림픽 포스터와 차별성을 두고자 결심했다.

6.
GK 디자인 기구 디자인관 : 디자인의 ‘de’는 ‘나타내다’라는 의미이며, ‘sign’은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바라고 있는 새로운 것’을 의미하므로, 디자인은 곧 ‘미상식美常識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파악한다. 또한 디자인은 일본어로는 ‘의장意匠’으로 풀이되는데, 意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匠은 ‘장인’을 의미하므로 디자인 회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장인 집단’이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이것은 디자인의 독창성을 전제하는 것으로, 디자인은 이미테이션이나 물건의 표층만을 조형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7.
디자이너에는 두 종류가 있다. 헬리콥터형과 자동판매기형이다. 전자는 직접 조사하고 관찰하기 위해 끊임없이 대기 중을 순회한다. 그러나 후자는 누군가 돈을 집어넣기 전까지 가만히 있을 뿐이다. 이때 나오는 제품의 종류는 언제나 한정되어 있으며 오래된 것들이다. 앨런 플레처 Alan Fletcher.

8.
디자이너는 제작물 한 가지만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놓을 장소, 사용할 소비자의 심리까지 생각해서 디자인해야 한다. 키스 브라이트 Keith Bright.

9.
디자인의 역사가 짧은 핀란드가 오늘날 디자인 강국으로 급성장한 데는 이 나라의 자연과 역사가 한몫 거들고 있다. 겨울이 긴 핀란드는 자연스레 조명 기구나 인테리어용품이 발달되었고, 국토의 대부분이 원시림으로 뒤덮여 있어 풍토에 알맞은 가구 공예를 발전시키기에 적합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공예의 전통이 깊은 민중예술의 나라라는 조건이 밑받침되었다.

10.
언제나 신선하고, 언제나 다르며, 언제나 도전하는 것, 그것이 최상이다. 나의 불리한 점은, 서양의 전통이 없다는 것. 하지만 이것이 바로 내게는 기회이다. 잇세이 미야케 Issey Miyake.

11.
디자이너가 창작에 몰두하는 것은 무슨 목적이 있어서인가. 그것은 그 자체가 인생의 연장이기 때문이며, 그것에서 재미와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창작의 기쁨, 이것은 곧 인생의 기쁨으로 되돌아온다. 재미를 느낄 수 없다면 디자이너로서의 생명력은 짧을 수밖에 없다. 인생을 살다 보면 기쁜 일이나 좋은 일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괴롭거나 슬픈 일을 비롯해서 황당한 일들도 당하게 된다. 그러나 어렵거나 슬픈 일을 당할 경우라도 이를 즐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는 자세는 창작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칸 타이킁 Kan Tai-Keung.

12.
어제 그 일을 그러한 방식으로 했다고 해서 오늘의 작업 역시 동일한 방법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바로 그것이 디자이너에게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이유이다. 에이프릴 그레이만 April Greiman.

13.
그는 어떤 학문적이거나 이론적인 바탕에서 출발한 디자이너라기보다는 체험적인 사고와 경험을 통해 발명가적인 상상력을 발전시킨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디자인에 대한 접근 방식은 남들과 다른 독특한 데가 있다. 예를 들어 가구를 디자인 할 때 사람들은 보통 스케치를 통해 그 형태 및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반해, 그는 스케치하기 전에 머리 속에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그 발상은 어떤 때는 스티븐 스틸버그의 영화의 한 장면에서, 어떤 때는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시작된다. 특히 미래형 우주선의 모양을 닮은 <즙을 짜는 도구 Juicy Salif>는 필립 스탁 그만의 상상력이 없었다면 디자인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박암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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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edes-Benz G-Wagon LAPV 6.X

Actros 4151 AK 8x8 Recovery

FGA 14.5 chassis for command and multi-purpose military vehicle

7.X concept veh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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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칸트의 도덕철학을 이해하려면 그가 말하는 자유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자유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칸트의 생각은 다르다. 그가 생각하는 자유는 좀더 엄격하고 까다로운 개념이다.
칸트의 논리는 이렇다. 다른 동물처럼 쾌락이나 고통 회피를 추구한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오직 식욕과 욕구의 노예로 행동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행동은 우리 밖에 주어진 어떤 목적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허기를 달래려고 이 길로 가고, 갈증을 해소하려고 저 길로 간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을 어떤 맛으로 주문할지 결정한다고 치자. 초콜릿? 바닐라? 아니면 에스프레소와 바삭한 과자를 얹은 아이스크림? 이는 언뜻 선택의 자유를 행사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어떤 맛이 내 기호에 가장 잘 맞는지 파악하는 행위이며, 여기서 내 기호는 애초에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칸트는 기호를 충족하는 행위를 문제 삼지 않는다. 다만 이때 우리는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이미 결정된 내용에 따라 행동할 뿐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바닐라보다 에스프레소와 과자가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는 욕구는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욕구일 뿐이다.
몇 년 전, 스프라이트 음료는 다음과 같은 광고 문구를 선보였다. “당신의 갈증에 복종하라.” 스프라이트는 광고에 (물론 우연이지만) 칸트의 통찰력을 담았다. 내가 스프라이트 캔 하나를 집어들 때면, 자유가 아니라 복종을 실천하는 셈이다. 그것은 내가 선택하지 않은 욕구에 반응하고, 내 갈증에 복종하는 행위다.

2.
칸트가 말하는 자율적 행동의 의미를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그 반대 개념과 대조하는 것이다. 칸트는 ‘타율’이라는 말을 만들어 이를 포착했다. 내가 타율적으로 행동한다면, 내 밖에 주어진 결정에 따라 행동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설명해보자. 당구공을 손에서 놓으면, 공은 땅에 떨어진다. 이것은 공의 자유로운 행위가 아니다. 공의 움직임은 자연법칙, 그러니까 중력의 법칙에 지배받는다.
이번에는 내가 다른 사람 머리 위로 떨어져 그 사람이 죽었다고 가정해보자. 나는 그 불행한 죽음에 도덕적 책임이 없을 것이다. 당구공이 높은 곳에서 누군가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고 해서 당구공에게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두 가지 경우에 떨어지는 물체, 즉 나와 당구공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둘 다 중력의 법칙에 지배받는다. 여기에는 자율이 작용하지 않았기에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여기서 자율로서의 자유와 칸트가 말하는 도덕의 연관관계를 볼 수 잇다. 자유로운 행동은 주어진 목적에 걸맞은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를 선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만이 할 수 있고 당구공은 할 수 없는 선택이다.

3.
고대에는 오늘날보다 목적론적 사고가 더 흔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불이 위로 솟는 이유는 본래의 자리인 하늘에 닿기 위해서고, 돌이 아래로 떨어지는 이유는 원래 속해 있던 땅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자연은 의미 있는 질서에 따라 움직인다고 여기던 시절이었다. 자연을 이해하고 그곳에서 우리 위치를 이해하는 것은 곧 자연의 목적과 본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4.
곰돌이 푸는 나무 발치에 앉아 머리를 발바닥 사이에 두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푸는 먼저 이렇게 중얼거렷어요. “저 윙윙거리는 소리에는 뭔가 뜻이 있어. 아무 뜻도 없이 저렇게 그냥 윙, 윙 할 리는 없다고. 윙윙 소리가 난다면, 누가 일부러 윙윙 소리를 내는 거야. 윙윙 소리를 내는 이유는 ‘내가’ 알기로 딱 하나, 저기 꿀벌이 있다는 뜻이지.”
푸는 다시 한참 생각하다가 말했어요. “그리고 저기 꿀벌이 있는 이유는 ‘내가’ 알기로 딱 하나, 꿀을 만들기 위해서야.”
그러더니 푸는 일어나서 말했어요. “그리고 꿀을 만드는 이유는 ‘내가’ 알기로 딱 하나, ‘나더러’ 그걸 먹으라는 이야기지.” 푸는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5.
모든 사람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찬양하는 시민권을 누리지는 못했다. 여성은 자격이 없었고, 노예도 마찬가지였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여성과 노예의 본성은 시민이 되기에 적절치 않다. 지금 생각하면 누가 봐도 부당한 일이다. 그런데 이 부당함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런 주장을 한 뒤로도 2000년 이상 지속되었다. 미국에서도 노예제는 1865년까지 폐지되지 않았고, 여성은 1920년에야 비로소 투표권을 얻었다.

Michael J. Sandel
이창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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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1물결의 부 창출 시스템이 주로 키우는(growing) 것을, 제2물결이 만드는(making) 것을 기반으로 했다면, 제3물결의 부 창출 시스템은 서비스하는(serving) 것, 생각하는(thinking) 것, 아는(knowing) 것, 경험하는(experiencing) 것을 기반으로 한다.

2.
이들은 보다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조직구조를 초래하는데, 영구적 혹은 장기적인 비즈니스 조직구조에서 일회적이고 단기적인 조직 형태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임시 점포까지 생겨난다. 예컨대 도쿄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디자이너 레이 카와쿠부와 남편 에이드리언 조페는 독일 베를린에 가게를 차렸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1년만 영업하다가 수익이 나든 안 나든 그 후에는 문을 닫을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패션, 영화, 음악, 연예계의 유효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다.

3.
과학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도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정보와 생명공학의 통합이 추진되면서 기존에 수입하던 원자재와 다른 상품에 대한 필요가 줄어들게 된다. 급속하게 소형화, 맞춤화가 진행되고 원자재의 일부를 지식 콘텐츠가 대체하면서 현재 세계 경제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부피가 큰 일용품들이 미래의 경제에서는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나노 크기의 상품들이 생겨나 몇 톤씩 원료를 선적해야 할 필요도 없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여파는 중국의 청도로부터 로스앤젤레스, 로테르담 등 세계 주요 항구도시로 번질 것이다. 이런 현상들은 국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강화하며, 세계화된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린다.

4.
앞으로 수백 개 아니 수십만 개의 위성이 하늘에 띄워질 것이다. 알제리, 파키스타, 나이지리아는 이미 100파운드 정도 무게의 마이크로 위성을 구입했으며, 이는 종래의 위성에 소모되는 비용의 일부분으로도 카메라를 탑재하고 궤도로 이동할 수 있는 성능이다. 이런 위성을 공급하는 영국 서리 새틀라이트 테크놀로지(Surrey Satellite Technology)의 마틴 스위팅(Martin Sweeting) 교수는 10년 내에 신용카드만한 크기의 위성을 발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크기와 비용이 축소되면서 그것들은 중소기업, NGO, 민간 단체나 개인도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해질 것이다.

5.
레스크는 결론적으로 모든 정보가 저장되면 학생들이 외우고 기억하지 않아도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대신에 외우고 기억해 줄 기계장치를 착용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아주 흥미로운 질문이 떠오른다. 그 장치가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레스크의 주장이 맞고, 인간이 정보 저장을 위한 내부 메모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장차 인간 두뇌의 어느 부분이 불필요해질 것인가? 그리고 어느 부분이 지식을 위해 계속 필요할까?

6.
남미 토착 식물이던 토마토가 16세기에 처음 유럽에 들어왔을 때는 상식을 가진 지식인들조차 토마토가 인간에게 독이 된다고 생각했다.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Linnaeus)가 토마토의 무해함을 주장하기 200년 전의 일이다. 1820년에 들어서 어떤 용감무쌍한 사람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토마토 2개를 먹는 무모한 행동을 한 뒤에야 린네의 주장이 옳았음이 증명되었다.

7.
프랑스 루이 15세의 정부(情婦)로 유명했던 퐁파두르 부인의 주치의, 프랑소와 케네(Francois Quesnay)는 천재였다. 평민의 아들이었던 케네는 11살까지 글을 읽을 줄 몰랐지만 일단 배우기 시작하자 멈출 줄 몰랐고, 곧 독학으로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습득했다. 그는 잠시 조각공으로 일하다가 의대에 들어가 외과의사가 되었다. 혈관류 전문가가 된 그는 프랑스의 의학계의 최고봉이 되어 루이 14세 궁정에 입성하게 되었다. 케네는 그 후 농업 경제에 관하여 깊이 있는 연구를 했고 서양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그를 소크라테스나 공자와 비교할 정도였다. 그러나 케네는 한 가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 모든 부의 원천은 농업에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케네는 천재적인 인물이었지만 큰 그림을 보지 못했다.

8.
선 마이크로시스템스(Sun Microsystems)의 수석 과학자 빌 조이(Bill Joy)는 유전학, 로봇공학, 나노공학으로 기술의 파괴적 자기 복제가 가능해지고 그것이 폭주하면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며 이런 과학 연구를 포기하자고 강력히 요구한다. 2030년쯤이면 컴퓨터가 인간보다 똑똑해져 자체 복제가 가능해지고 나아가 인간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9. 미국 식품의약국 잡지에 “현재 기획 구상 중인 의료기구들을 보면 마치 공상과학 작품을 읽고 있는 듯하다. 양치질할 때 혈당과 박테리아 수치를 측정하는 바이오센서 칩이 내장된 칫솔, 사람이나 사물을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초소형 화면이 박힌 컴퓨터 안경, 상처 부위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감지하고 항생제 투여 여부나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알려 주는 스마트 붕대 등을 상상해 보라”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그 잡지에는 에베레스트 산을 오를 때 산악인의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스마트 티셔츠와 장애인이 눈을 깜빡이거나 생각을 하면 기계를 조작할 수 있는 핸즈 프리 기구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매거진>은 “자신의 집에서 컴퓨터단층촬영(CAT)을 하고, 변기 물을 내리면 자동으로 소변 검사가 되고, 매끼 식사 후 컴퓨터로 수명 분석이 나온다고 상상해 보라”고 말한다.

10.
프로슈머에게로 일이 전가되는 이런 변화가 확산되는 추세이다. 2002년 1,700만 미국 가정이 인터넷으로 증권거래를 했고, 4,000만 고객이 인터넷으로 여행상품을 예약했다. 미국의 인터넷 쇼핑 건수는 3억 6,000만 건에 이른다. 기업들이 노동비용을 외부로 전가하는 가운데 프로슈머들은 이런 거래를 통해 주식 중개인이 되기도 하고, 여행사 직원, 판매원이 되기도 한다.
빈틈없는 기업들은 노동을 외부로 돌리는 보다 영리한 방법들을 찾아내고 있다. 일본의 도톤보리(Dohton Bori) 레스토랑에서는 자신이 직접 가져다 먹는 단순한 뷔페 스타일을 넘어 고객이 직접 요리를 한다.

11.
디지털 도구로 인해 최소한의 기술만 가지고도 자신만의 영화, 텔레비전 쇼, 앨범, 책, 라디오 방송을 만들 수 있다. 자신만의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 내는 일이 갑자기 무척 쉽고 저렴한 일이 되었다. 앞으로 이런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는 점점 더 확장될 것이다.

12.
지금은 투박하고 비싸지만 이런 기술(ex. rapid prototyping)을 이용하면 잉크 대신 다양한 가루나 화학물질을 담고 있는 카트리지로 더 작고, 더 값싸고, 더 다양한 모형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그 누구라도 인터넷에서 사용 설명서를 다운로드하여 데스크톱 팩토리를 만들 수 잇다는 말이다. 3D세스템즈의 머빈 러겔리(Mervyn Rudgley)는 “우리 자녀의 자녀들은 자신의 장난감을 스스로 찍어 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13.
가격의 맞춤화 경향은 경매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이베이를 비롯한 여러 온라인 사이트의 엄청난 성공을 통해 재확인되고 있다. 사실 호텔 예약에서 하드웨어, 비니 베이비(Beanie Babies, 개별적 디자인으로 캐릭터의 이름과 생년월일, 메시지 등이 제각기 다른 봉제 동물 인형 시리즈. 한정 디자인, 한정 판매라는 전략 때문에 처음 5달러에 불과했던 인형 가격이 수백 달러까지 높아진 경우도 있었다-역주), 보트, 자동차, 컴퓨터, 의류에 이르기까지 전문화된 경매시장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프라이스라인(priceline)은 브랜드를 따지지 않는 구매자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면 판매자가 이들에게 다가가 이른바 역경매(reverse auction)를 통해 한걸음 더 나아갔으며 다른 형태의 전문화된 가격 결정 방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4.
“미래의 경제는 좀 다릅니다. 아시다시피 24세기에는 돈이란 것이 없습니다.” 공상과학 영화 <스타트랙8 : 퍼스트 콘택트 Star Trek : First Contact>에 등장하는 우주선 선장 장 뤽 피카드의 말이다. 그때쯤에는 아마 자본주의라는 것도 없을 것이다. 어쩌면 2300년이 되기 훨씬 전에 자본주의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자본주의의 다른 핵심 요소와 마찬가지로 돈도 수세기 만에 가장 빠르고 강력한 혁명을 경험하고 있다. 이 혁명은 지불•결제 형태와 방식을 획기적으로 뒤바꿔 놓고, 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비즈니스 기회를 증가시키고 있다.

15.
콸라룸푸르에 있는 아랍 말레이시안 은행은 무슬림 고객들에게 안마 시술소나 나이트클럽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카드를 발급한다. 어쩌면 적극적인 정치적 운동의 영향으로 나이키나 쉘, 갭(The Gap) 등 보이콧 대상 기업의 제품은 절대 구입할 수 없는 보이콧 카드 같은 것이 수백만 장씩 발급될지도 모른다. 혹은 남편이나 아내가 지출이 심한 배우자의 사용 한도를 정할 수 있는 카드나 부모가 자녀에게 사탕, 술, 담배 혹은 패스트푸드를 살 수 없는 카드를 주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패스트푸드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비만인들이 일부러 피자헛이나 타코벨(Taco Bell) 등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카드를 이용할 수도 있다. 지출을 아끼기 위해 굳게 마음먹고 1달러 이상의 현금은 가지고 다니지 않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카드도 생길 수 있다.

16.
뉴욕 주 이시카에서 최초로 시작해 이제는 수십 개 지역으로 확산된 대안 화폐 프로그램은 소비자와 상인들이 실제 화폐 대신에 전표를 이용해 임대료에서 의료비용, 극장 입장권에 이르기까지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거래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다른 시스템은 법률학 교수인 에드거 칸이 창안한 것으로 《타임 달러》에 자세히 소개되었다. 타임 달러란 한 회원이 이웃 노인의 장보는 일을 도와준 경우, 그에 대한 서비스 봉사 점수를 쌓고, 나중에 이 점수를 이용해 다른 회원에게 자신의 아기를 돌봐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런 새로운 시도는 프로슈머의 다양한 경제적 기여에 준통화 가치를 부여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17.
매년 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B형 간염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 중 3분의 1이 아시아 사람들이다. B형 간염 보균자도 전 세계적으로 4억 명에 이른다. 한편 미국에서는 3차에 걸친 간염 예방 접종 비용이 200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수백만 명의 가난한 농민들에게는 너무나 큰 비용이다.
코넬 대학 연구진은 바나나에 간염 예방 백신을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1회 복용에 10센트 정도 비용으로 간염을 예방할 수 있다. 머지않아 B형 간염을 예방하는 백신이 함유된 토마토와 감자가 개발될 수도 있으며, 비타민 A를 강화해 빈곤 지역의 어린이들이 많이 걸리는 시력 상실을 예방하는 황금쌀도 나올 수 있다. 인도에서는 콜레라와 공수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 강화 식품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18.
프로젝트 수행에 실패해 수백만 달러의 손해를 입힌 한 간부를 해고하겠냐는 질문에 대해 IBM의 전 회장인 토마스 왓슨은 “그를 해고한다고? 맙소사. 안돼. 나는 방금 그의 수업료를 지불했단 말이야”라고 말했다.

By Alvin Toffler and Heidi Toffler
김중웅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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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싱클레어」 그가 천천히 말했다. 「너한테 유쾌하지 않은 말을 하려는 건 아니었어. 아무려나 어떤 목적으로 네가 지금 네 잔을 마시고 있는지, 그것은 우리 둘 다 알 수 없어. 하지만 너의 인생을 결정하는, 네 안에 있는 것은 그걸 벌써 알고 있어. 이걸 알아야 할 것 같아. 우리들 속에는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하고자 하고, 모든 것을 우리들 자신보다 더 잘 해내는 어떤 사람이 있다는 것 말이야. 미안하지만, 난 집에 가봐야겠다」

헤르만 헤세
전영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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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국은 축구 종주국이지만, 1990년까지 강력한 프로리그가 없어서 독일의 분데스리가, 이탈리아의 세리에A,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에 밀려 축구의 주변국 신세가 되고 말았다. 1991년, 영국은 종주국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리그를 출범시킨다. 이것이 프리미어리그이고, 그들의 전략은 적중하여 이제 프리미어리그에 세계가 열광한다. 세계인들에게 가장 흥분되고, 짜릿짜릿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도대체 그들은 무슨 일을 어떻게 했던 것일까?
첫째, 모든 것을 개방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는 20개 구단 가운데 3분의 1이 외국인 구단주다. 감독은 50%, 선수는 60%가 외국인이다. 대표적인 명문팀 첼시는 개막전 출전 선수 전원을 외국인 선수로 내보낸 적도 있다. 그들도 자국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든지 외국인 방어장치를 만들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둘째, 엄격하게 평가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20개 팀으로 운영되며, 2부 리그인 챔피언십리그는 24개 팀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1, 2부의 넘나듦이 매우 심하다. 매 시즌이 끝나면 1부의 하위 3팀이 2부로 강등되고, 반대로 2부의 1,2위 팀은 1부 리그로 자동 승격된다. 1부 리그의 남은 한 자리는 2부 3~6위 팀의 플레이오프 승자가 차지한다. 간단히 말해 매 시즌마다 3개 팀이 리그를 오르내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떨어지면 안 된다는 절체절명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유럽 축구선수들은 어떤 경쟁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2.
“창의력이란 여러 가지를 연결하는 능력이다.” –스티브 잡스

3.
1991년, 일본의 아오모리 현. 일본 최대의 사과 생산지이기도 한 이 곳에 엄청난 태풍이 몰아쳐서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됐다. 낼모레 수확을 앞둔 사과의 90%가 소실될 정도였다. 마을사람들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하늘을 보며 ‘망했다’고 한탄만 할 뿐, 아무도 손을 써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어떤 농민 한 사람은 비교적 차분했다. “괜찮아.”
‘뭐가 괜찮다는 거냐?’는 시선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그 농민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겐 아직 떨어지지 않은 10%의 사과가 있잖아.”
“그걸로 어쩌려고?”
“우리가 말이야, 만약 이 떨어지지 않은 사과를 ‘떨어지지 않는’ 사과로 만들어서 팔면 어떨까? 예를 들면 수험생 같은 사람들에게 시험에서 떨어지지 않게 해주는 ‘합격사과’를 만들어 팔면 말이야.”
마을주민들은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원래 사과는 박스 단위로 포장하는데, 아오모리 사람들은 살아남는 사과가 얼마 안 되니까 한 개씩 낱개로 포장했다. 그러고는 모자라는 것은 재미있고 감성적인 문장으로 채웠다.
‘초속 40m의 초(超)초(超)강력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았던 바로 그 사과! 내 인생에 어떤 시련이 몰아친다 해도 나를 떨어지지 않게 해줄 그 사과, 합격사과.’
이 합격사과는 무려 10배나 비싼 1만 원으로 책정했고 다 팔렸다. 결국 합격사과는 태풍으로 생긴 90%의 손실까지 만회하며 그 해 일본의 대표적인 입소문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4.
남자다운 두부, 오토코마에
이 두부는 이토 신고 사장의 작품이다. 그는 아버지가 하는 두부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후계자 수업을 시작했다. 마케팅 책임자로서 그는 특별한 프로모션도 해보고, 독특한 두부도 많이 만들어보았다. 그러나 백약이 무효.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도 두부는 영원히 ‘100엔’ 고정이었다. 맛에 승부를 걸고, 영업을 열심히 해도 그것만으로는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그가 별짓을 다 해보고 고생 끝에 얻은 결론은 ‘결국 두부에도 남다른 세계관을 넣어야 한다.’ 이것이었다.
그는 고민했다. ‘두부의 세상에 도대체 뭘 갖다 붙일 것인가?’ 그러다가 엉뚱하게도 두부와 가장 멀리 있는 존재에 눈길 갔다. 바로 남자다. 그래서 나온 것이 ‘남자다운 두부’다.
“진정한 오토코마에는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

5.
삼성 성공의 일등공신은 2006년 출시된 ‘보르도 TV’다. 제품을 개발할 당시, 직사각형 일변도를 탈피해 V자로 파고, 거기에다 받침을 붙여보니까 ‘왠지 와인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와인 컨셉을 차용하기로 했다. 또 그냥 우기면 힘이 없으니 프랑스의 유명한 와인 산지 ‘보르도’를 이름으로 붙여서 컨셉을 강화한 다음, 시장에 선보였다. 이처럼 별것도 아닌 시도를 했는데, 세계인이 반응하더라는 것이다. 보르도 TV의 실적은 결코 적당히 우수한 수준이 아니다 최단기간 밀리언셀러에 등극한 데 이어 출시 첫해에 연간 300만대가 팔려나간 대기록을 세웠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TV 부문 세계 1위’라는 꿈을 이룰 수 있었다.

6.
나이키에 가면 이렇게 적혀 있다고 한다. “우리가 파는 것은 신발이 아니라 ‘승리(victory)’다.”

7.
세계적인 무용가 마사 그레이엄은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평범이다. 우리가 자기계발을 하지 않아 평범해진다면, 그것은 죄악이다. 사명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평범해질 틈이 없다.’

8.
예전에 스타벅스 매장에서 안 쓰는 장난감을 가져오면 커피 한 잔을 무료로 준 적이 있다. 많은 엄마들이 장난감을 싸들고 아이 손을 잡고 버스를 타가면서 스타벅스에 왔다. 그녀들은 왜 그런 번거로운 일을 했을까? 그들은 자신의 작은 수고로 장난감을 가질 수 없는 아이들에게 작은 기쁨을 줄 수 있다는 ‘행복한 마음’때문에 움직인 것이다. 나아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네가 더 이상 쓰지 않는 장난감을 그냥 썩혀두는 것보다, 친구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훨씬 더 아름다울 거야.”

9.
줄탁동시(啐啄同時)
어미가 품에 안은 알 속에서 조금씩 병아리가 자랐다. 이제 세상 구경을 해야 하는데, 알은 단단하기만 하다. 병아리는 나름대로 공략부위를 정해 쪼기 시작하지만, 힘에 부친다. 이때 귀를 세우고 그 소리를 기다려온 어미닭은 그 부위를 밖에서 함께 쪼아준다. 답답한 알 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병아리는 어미의 도움으로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처럼 병아리가 안에서 쪼는 것을 ‘줄(啐)’이라 하고, 밖에서 어미닭이 그 소리를 듣고 화답하는 것을 ‘탁(啄)이라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해야 일이 완성될 수 있다는 고사성어가 바로 ‘줄탁동시(啐啄同時)’다.

10.
두바이는 사막지대여서 사람들이 바닷가에 모여 사는데, 해안선 길이가 고작 71km밖에 안 됐다. 우리나라는 북한을 제외하고도 2,500km에 달하니 두바이의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래서 두바이는 간척사업을 하면서 해안선 길이를 획기적으로 늘리기로 하고, 목표를 설정했다. 그 목표는 무려 20배였다. 71km에서 1,500km. 해안선의 길이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방법을 찾다가 나온 것이 ‘더 월드’나 ‘팜 아일랜드’같은 요상한 모양의 인공섬 군락이다. 섬의 세계지도나 야자수 이파리 모양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엄청난 목표가 상상력을 불러일으켜서 해안선을 20배 늘려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

11.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은? 물론 에베레스트다. 그 높이가 8,848m로, 백두산보다 3배나 더 높다. 이 산에 인류 역사상 최초로 등정한 사람은 뉴질랜드의 에드먼드 힐러리(Edmund Hillary)로, 1953년에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한국인이 처음 등정에 성공한 것은 1977년으로, 고(故) 고상돈 대원이 세계에서 58번째로 족적을 남겼다. 힐러리보다 24년 후에 올랐는데 그 등수가 58등이라면, 매년 2.4명이 에베레스트에 올랐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요즘은 1년에 몇 팀이나 에베레스트에 오를까?
2004년 330명, 2006년 480명, 2008년 600명이라는 기록이 마지막이다.
왜 이렇게들 많이들 올라갈까? 그 이유는 베이스캠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힐러리나 고상돈 대원이 등정을 시도하던 시절에는 베이스캠프 높이가 예외 없이 해발 3,000m 이하였다. 그들은 약 6,000m를 더 올라가야 정상까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보통 5,200m, 세게 치는 사람은 6,000m 이상에도 베이스캠프를 친다. 남은 거리는 이제 3,000m가 채 되지 않는다. 옛날에 비해 순등정거리가 절반 이하가 된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도달하는 것이다.

12.
완행열차 –허영자

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된 일이다
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
애틋이 숨어 있는 쓸쓸한 아름다움
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

완행열차를 탄 것은 잘된 일이다
서러운 종착역은 어둠에 젖어
거기 항시 기다리고 있거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누비듯이 혹은 홈질하듯이
서두름 없는 인생의 기쁨
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

13.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은 이렇게 말했다.
“난 다른 사람들에게 욕먹는 일에는 이미 이골이 났습니다. 내가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일 때마다 사람들은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그 디자인을 헐뜯고 비난했죠. 그런데 그렇게 욕하던 사람들도 결국 내가 만든 옷을 입더군요.”


강신장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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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100년간 자동차는 ‘상자형’-‘유선형’-‘쐐기형’-‘생체형’ 순으로 변해왔다. 이러한 디자인의 변천을 볼 때 디자이너들이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 ‘보다 빨리’라는 목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0세기의 자동차가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자동차에 스피드의 마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도 여전히 자동차의 매력을 스피드라고만 규정할 수 있을까. 일례로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RV차에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쾌적한 공간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콤팩트 카 ‘A클래스’ 또한 상황에 맞춰 임기응변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차내 공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 요즘의 소비자는 자동차에 ‘스피드’가 아닌 ‘스페이스’를 요구하고 있는 듯하다. 전화나 네비게이션은 물론, 인터넷까지 결합하고자 하는 시도를 보면 지금부터는 자동차를 ‘이동 정보 공간’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공기저항과의 싸움을 의식한 외관뿐만이 아닌, 내부에서부터 자동차를 디자인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될 것이다.

2.
생각해보면 트렌치코트는 원래 제1차 세계대전 때 참호용으로 만들어진 군복이었다. 발목까지 끈으로 여미는 ‘데저트 부츠’도 사막의 전쟁에서 탄생했다. 군인이 동경의 대상이었던 시대에는 군복이 패션 아이템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남자들이 싸우는 장소가 전쟁터에서 스타디움으로 옮겨간 지금, 유행의 흐름이 스포츠에서 시작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스포츠 슈즈가 인기를 모으는 것은 그만큼 시대가 평화롭다는 것을 반영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사카이 나오키 지음
정영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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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의 손자이자 원나라 시조인 쿠빌라이칸에 이르러 정복 면적은 훨씬 더 늘어났다. 동쪽으로 고려에서부터 서쪽 헝가리까지, 북쪽 시베리아로부터 남쪽 베트남 근방까지. 쿠빌라이칸은 만주에서 페르시아에 이르는 광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인류 역사상 첫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출현이다. 당시 몽골 고원 인구는 100만~200만 명이었다. 이 숫자가 중국•이슬람•유럽 사람 1억~2억 명을 정복하고 거느렸다.

2.
매일 아침 아프리카에선 가젤이 눈을 뜬다.
그는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죽으리라는 것을 안다.

매일 아침 사자 또한 눈을 뜬다.
그 사자는 가장 느리게 달리는 가젤보다 빨리 달리지 않으면
굶어 죽으리라는 것을 안다.

당신이 사자이건 가젤이건 상관없이
아침에 눈을 뜨면 당신은 질주해야 한다.

3.
그 겔에서 잠을 자다 소변이 급해졌다. 하지만 겔 바깥을 사나운 개가 지키고 있어서 꼼짝할 수 없었다. 몹시 난처한 몸짓을 보였더니 주인은 두 뼘도 안 되는 끈 하나를 챙겨 개를 불렀다. 나로선 어리둥절할 수밖에. 정착민의 사고 속에서 개를 묶는 방법은 목에 올가미를 씌워 어느 한 곳에 구속시키는 것쯤이 유일하다. 한데 두 뼘도 안 되는 끈으로 어떻게 개를 붙잡아 둘 수 있을까.
그 유목민은 간단히 해결해 버렸다. 한쪽 앞다리의 무릎을 접더니 끈으로 칭칭 감아 개를 ‘절름발이’로 만들어 놓았다. 세상에, 정착민의 방식이 개의 활동 공간을 제한해 구속하는 것이라면, 유목민의 것은 시간(개의 속도)을 구속해 개의 활동력을 약화시키는 방식이었다.

4.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근교에는 돌궐제국을 부흥시킨 명장 톤유쿠크의 비문이 있다. 당시 유목민이 겪었던 눈물 겨운 사연들을 구구절절 기록하면서 장군의 유훈을 새겨 놓았다.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끈임 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

5.
흡혈박쥐는 40시간 동안 피를 공급 받지 못하면 죽는다. 그렇게 죽어가는 동료가 곁에 있으면 이들은 자기 피를 토해 나눠 준다. 몽구스는 부모가 외출하면 집에 남아 동생들을 돌본다. 적을 보면 자기는 먹힐지언정 소리를 질러 무리를 대피시키는 땅다람쥐도 있다. 침입자를 쏘고 장렬하게 죽는 벌이나, 무리를 위해 뜨거운 사막을 돌아다니는 여왕개미들의 희생정신은 무리의 생존을 위해, 더 나아가 자기 유전자의 생존을 위해 진화한 본능이다.

6.
앨빈 토플러 ‘제3의 물결’
피터 드러커 ‘글로벌 경제’
레스터 서로우 ‘지식의 지배’
새무얼 헌팅턴 ‘문명의 충돌’

7.
개미에 번호를 붙여 촬영해 보면 100마리 가운데 실제로 열심히 일하는 개미는 15마리에 불과하다는 조사가 있다. 85마리는 일을 하지 않고 허둥대거나, 일하는 걸 지켜보는 일을 한다. 다시 일하는 15마리를 모아 번호를 붙여 두면 역시 그 중에서 15%만이 일한다. 무릇 땅에 근거해 만들어진 조직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잘잘못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조직이라는 것은 만들어지는 순간 그렇게 된다는 얘기다. 조직 생리상 일하는 자와 얹혀 사는 자가 있게 마련인 근대 관료 조직의 특성이 그렇다.

김종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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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50~1974년 아프리카 잠비아의 인구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의 경우 외할머니가 없는 가족의 아이들에 비해 사망률이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
어느 백인 교사가 인디언 보호구역 내의 학교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어 시험을 보이면서 겪은 교훈이다. 평소와 달리 오늘은 특별히 어려운 문제를 내겠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인디언 아이들은 모두 책상을 끌어당겨 한데 모여 앉는 것이었다. 부정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가르치려는 선생님에게 아이들은 “저희들은 언제나 어려운 문제는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하라고 배웠는데요.”라고 대답했다. 인간은 협동하는 동물이다. 미국의 대학원 입학 추천서에는 반드시 추천인에게 그 학생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능력이 어떠냐고 묻는 항목이 있다. 기업도 신입사원을 뽑을 때 조직 생활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신중하게 살피는 걸로 안다. 교육은 한 번도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으면서 갑자기 그런 소양을 요구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기막힌 모순이다.

3.
노화 연구의 세계적인 학자들이며 각각 노화에 관한 베스트셀러 『인간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가』와 『인간은 왜 늙는가』의 저자이기도 한 스튜어트 올샨스키와 스티븐 어스태드는 2001년 초 매우 흥미로운 내기를 시작했다. 2000년 여름 미국의 학술잡지 『Scientific American』 인터뷰에서 어스태드 박사가 인간의 수명이 150세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 것을 읽고 올샨스키 박사가 전화를 걸어 내기를 제안한 것이다. 두 사람은 각자 신용기금에 150달러를 예치한 다음 죽을 때까지 매년 10달러씩 적립하기로 했다. 그리고 둘 다 사망한 이후에도 앞으로 150년 동안 친척들이 대신 같은 금액을 적립해주기로 약속했다. 비록 지금은 그들이 적립하는 금액이 얼마 되지 않지만 2001년 현재 미국의 금리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2150년에는 약 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부터 2150년 사이에 실제로 150세까지 생존한 사람이 나타나면 적립금 전액이 어스태드 박사의 상속인에게 지불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올샨스키 박사의 상속인에게 지급될 것이다. 만일 마땅한 상속인이 없을 경우에는 현재 각자가 소속되어 있는 연구소에 기증될 것이다.
어스태드 박사는 앞으로 10~20년 이내에 생물학과 의학이 획기적으로 발달하여 노화의 속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될 것이라고 믿는다. 2150년 이전에 150세가 되려면 그 사람은 2000년 이전에 태어났어야 한다. 지금까지 최고 수명 기록은 2004년 122세의 나이로 죽은 프랑스의 칼망 여사가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생존하고 있는 누군가가 그 기록을 27년 이상 경신해야 한다. 올샨스키 박사 역시 노화 속도에 관한 연구에 큰 발전이 있을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발전이 획기적이라 할지라도 현재 장수를 누리고 있는 몇몇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미 상당히 손상된 생존하는 사람들의 유전자를 바람직한 상태로 되돌리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재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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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johnnylee.net/ : 메인 홈페이지
http://johnnylee.net/projects/wii/ : 위의 Wii 사용법 설명
http://www.wiimoteproject.com/ : wiimote를 이용한 다양한 사용법을 볼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rjsl12?Redirect=Log&logNo=90084502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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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BioKork version of the GP1 provides ultimate ergonomics for the hand just as the rest of Ergon’s Performance Comfort series do, however the unique qualities of cork means that it is now anti-bacterial and hypoallergenic. Cork’s natural damping qualities also make it an ideal grip material, and its now density mean the resulting grip is a lot lighter. The GP1 BioKork uses 40% cork, sourced from sustainable forests in Portugal which is certifi ed for its ecologically sound production. This ecological theme is continued throughout the rest of the grip. The inner core is plastic reinforced using natural fi bre, which make up 40% of its mass. In place of mineral oil, the gel in the palm section of the grip is vegetable oil based. The clamp can also be 100% recycled. It is all a result of Ergon’s “GreenLab” project.
http://www.ergon-bike.com/us/en/interbike2009-gp1-biok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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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o is a presentation companion for those in business and education who deliver presentations regularly.  It is a small, easy-to-use, portable projector that does not need a laptop.  It also has a camera that records every presentation it projects. And because the projector and camera are combined in Pico, it reduces the need to produce single-purpose devices that lack flexibility, lessening the impact on the environment.
http://idsa.org/content/content1/pico-projector-cam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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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즈음 아이들은 영상 세대라서 감성적이고 직관적이며 분별력이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이런 구분은 뇌의 구조를 조사해보면 타당한 것으로 나타난다. 대뇌는 우반구와 좌반구로 나뉘어져 있다. 우뇌는 시각중추가 연결되어 있어서 시각적 판별 작용을 주로 한다. 따라서 실제 사물의 객관적 해석에 대한 형태적 분별력과 관련된 해독이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우뇌의 인식은 시각적•본능적•즉각적•감성적•직관적•총체적으로 열정과 연결되어 있는 더운 의사소통(hot communication)과 관련된다. 반면 좌뇌는 시각적 정보처리의 비형태적인 부분을 판별한다. 예를 들면 문자의 해독이 여기에 해당한다. 느린 속도로 정보를 처리하는 단점은 있으나 이성적•분석적•논리적•개념적•추상적인 영역을 담당하여 차가운 의사소통(cold communication)과 관련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영상 문화가 발달한다는 것은 우뇌의 해석 작용에 무게중심이 가는 쪽으로 변화됨을 의미한다. 문자 세대가 좌뇌적 문화라고 한다면 영상 세대는 우뇌적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상 세대가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 발달했다는 견해는 여기에서 온다.

2.
시뮬라크르(simulacre)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인공물을 지칭한다. 시뮬라크르는 흉내, 모방과 혼동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실수이다. 흉내를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흉내를 낼 원래 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베끼기는 제1열, 혹은 제2열에 속하는 시뮬라크르인 전통적인 재현체계 속의 이미지이다. 시뮬라크르는 흉내낼 대상이 없는 이미지이며 이 원본 없는 이미지는 그 자체로서 현실을 대체하고 현실은 이 이미지의 지배를 받게 된다. 관람객들은 박물관이나 민속촌의 모형들을 보고 옛날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민속촌이라는 시뮬라크르가 관람객들에게 이미 그때 그곳을 상기시킨다.

3.
디자이너는 분석 활동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법들을 습득하는 한편 상황에 따라 적합한 분석 활동을 선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디자인 분석을 통해 적절한 정보와 데이터를 얻은 다음에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 시나리오를 짜는 것 같은 종합적인 활동이 필요하게 된다. 분석과 달리 시나리오를 짜는 능력은 경험과 직관에 크게 의존한다.

4.
이야기꾼의 이 신성하고 엄숙한 시간은 문자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를 거치면서 그 초월성과 신성함을 상실하고 비공식적이고 사적인 이야기로 남게 되었다.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 그것은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 광장에서부터 18세기 커피하우스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수동적인 구경꾼이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논의의 결과가 공동체의 사회, 문화의 영향을 미쳐왔다. 사실 텔레비전 토크쇼는 이런 측면에서 참여 유발적이고 상호작용적이며 사회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이야기 공동체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하겠다. 이 때문에 이웃과 담을 쌓고 사는 고독한 현대인들에게 토크쇼가 인기 있는 것이다.

최혜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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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렌드 예측의 위험은 트렌드를 ‘따라잡아야 하는’ 대상으로 간주할 때 더욱 커진다. 예측이 빗나갔을 경우의 기회비용이 막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트렌드를 ‘창조하고 선도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위험의 문제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 트렌드 예측은 수많은 기회 중 가장 유력한 기회를 골라내는 하나의 수단이다. 결과의 맞고 틀림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트렌드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에 대한 영감을 활성화하고 구체화시키는 실험적 활동이다.

2.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의 소비트렌드분석센터CTC의 방법을 중심으로, 리서치 기반 트렌드예측방법론의 한 예를 소개한다. 이 방법은 ‘연구 설계->자료수집->분석->핵심가치 도출 및 검증->키워드 도출 및 커뮤니케이션’의 5단계를 기본으로 한다.

3.
트렌드 예측도 하나의 연구이다. 연구목적을 고려하여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4.
현재를 관찰하고 분석하는 단계에서 질적인 차이를 만들어내기는 어렵다. 이미 방법론이 많이 개발되어 있고 너무나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래를 상상하고 창조하는 단계에서는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게 엄청난 질적인 차이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상상과 창조에는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일반적인 매뉴얼이 없다. 상상과 창조와 같은 통합적이고 직관적인, 그리고 때로 영적인 역량의 역할이 중요하다. 남다른 상상력과 창조력을 갖는 비법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노력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노력을 경주하기 앞서, 서두에서 언급한 ‘독자적 관점’에 대해 고민하기를 권한다. 어떤 자료를 접하더라도 당신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한 줄의 문장, 한 장의 스케치를 내놓을 수 있는가? 이미 알려진 방법론을 색다르게 조합하여 사용하는 것보다, 당신만의 관점과 당신만의 키워드가 스스로 자료에 반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르게 보기’만이 창조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5.
산업분야별로 체감되는 트렌드 속도에 따라 트렌드 정보를 활용하는 요령도 달라지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메가 트렌드의 관점에서 작은 변화의 의미를 평가하는 것이다. 메가 트렌드와 같은 맥락의 현상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정보가 일차적으로 걸러진다. 메가 트렌드와 뭔가 다르다고 생각되는 정보만 취사하여 연구해야 한다. 미래 트렌드의 징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메가 트렌드 관점에서 정보를 검토하면서, 특이 사례만 선별하여 자사만의 트렌드 맵을 구축하는 데 활용한다.

6.
페이스 팝콘은 어떤 사업 아이디어가 미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4개 이상의 트렌드가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사업 아이템은 시장의 극히 일부분만을 차지하게 되거나 혹은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나버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럽의 트렌드 전략 전문가인  마티아스 호르크스에 따르면, 기업은 비즈니스 과정과 관련된 5대 트렌드를 결정한 후 구체적인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트렌드연구소의 김경훈소장은 두 개 이상의 트렌드가 만나서 형성되는 트렌드 로터리에 주목하기를 권하고 있다. 트렌드 간의 상호작용이 새롭고 큰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권유들은 모두 복수의 트렌드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주목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를테면 개인화, 1인 가구 증가, 정규직 감소, 고급화 등의 다양한 사회적 트렌드가 만나 주거 문화의 극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을 살펴보자. 점차 주거의 안정성이 약화되고 주거 형태의 다양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주거단지의 기능적 전문화, 가사 노동의 상품화, 생활권 재편 등의 파급 현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개별 트렌드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주변 트렌드와 결합하여 상당한 파급력을 일으키고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트렌드는 서로 의존활 수도 있고, 서로 밀어낼 수도 있다. 어떤 트렌드도 주변 현상과의 연관성 속에서 해석될 때 그 트렌드의 향후 진행가능성에 대한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트렌드간의 상호 작용으로 눈을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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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트렌드를 앞서간다는 것은 결국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남보다 먼저 낯선 세계로 들어가보지 않고서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없다. 인구구조의 변화, 가족생활의 변화, 시간관념의 변화, 놀이의 변화, 가사노동의 변화를 낯선 눈으로 탐험해야 한다. 내 안에서 관점의 컨버전스가 일어나도록, 낯선 정보와 낯선 경험에 친숙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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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때 마다 전문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외부 업체의 컨설팅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단 그것이 중심이 된다면 곤란하다. 고급 정보는 제공받을 수 있지만, 트렌드를 보는 독자적인 시각까지 만들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후발주자로도 충분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트렌드를 선도하고 싶다면 고유한 철학과 관점을 가져야 한다. 어떤 정보를 입수하더라도 독자적인 관점과 체계에 따라 평가하고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는 것이 낫다.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어떤 정보도 아무런 터치 없이는 일회성의 그치기 때문이다. 필립스, 노키아, 애플 등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은 대부분 독자적인 트렌드•디자인 랩을 가지고 있다. 단지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정보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끊임없이 실험을 거듭하는 것이다.

9.
소비자의 시각을 유지하라. 엔지니어가 볼 때는 A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는데, 실제 소비자의 경험을 분석해보면 A가 아닌 I가 더 결정적인 요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도 이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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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대가 변하더라도 한 사람이 무엇을 완성하기 위해 걸린 시간의 가치는 여전하며,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탄생한 제품들도 그만의 이름과 성격을 알아채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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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의 집 La casa prossima futura, 1999 © Philips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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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의 심플리시티 연구소 Simplicity lab.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디자인 연구 기관으로, 유럽, 북미, 아시아에 8개의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과 사람 사이의 상호 작용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데, 세부 주제는 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 착용하기에 적합한Wearable 제품, 열린 도구들Open Tools, 연결된 세상Connected Planet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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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고기와 우유 같은 먹거리뿐 아니라 추위와 바람, 눈과 우박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옷까지 모두 야크로부터 얻습니다. 이처럼 이제부터는 모노컬쳐, 즉 한 사회 내에서 서로 돕고 나누는 문화가 강조될 것입니다.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진정한 고급 제품, 시간이 지나도 쉽게 변하지 않는 고풍스럽고 내구성 강한 의상, 민속적인 아름다움과 자연의 느낌을 담은 옷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게 되겠죠. 옷을 구입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도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페루의 판초, 티롤식 재킷, 히말라야식 복장처럼 실제 삶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스타일링 트렌드는 금융 경색 이후 소비자들이 열망하게 될 독창성과 개성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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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예측가 에델쿠르트는 마지막으로 트렌드를 이끌어가고자 하는 국내 기업과 디자이너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남겼다.
“기업 스스로가 디자이너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자신의 감수성에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하구요. 디자이너는 소비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매력을 느낀다면 소비자도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통계적 수치로 한정 짓지 마세요.”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CTC
한국디자인산업연구센터,KD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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